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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보호 "취학유예 아동 는다"
 “원장님, 우리 아이 유치원에 1년만 더 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가 내성적인 데다 몸도 허약해서 지금 학교에 보내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아서요.”
2004년 03월 02일(화) 12:14 [경북중부신문]
 
 지난 달 25일 시내 모 유치원 원장실을 방문한 혜은(가명ㆍ7세)이 엄마는 원장님에게 하소연을 하며 아이가 유치원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이유인즉, 올해 초등학교 취학 대상인 혜은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체구도 작고 말도 느려 학교에 보내기가 불안하기 때문. 특히 최근 들어 일부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왕따(따돌림)’문제로 인해 자녀의 학교적응에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아예 자녀를 유치원에 1년 더 다니며 취학준비를 제대로 해서 입학을 시키고싶다는 것이다.
 혜은이 엄마와 상담을 하던 유치원 원장은 마지못해 동사무소와 학교에 전화 문의를 통해 입학유예 과정과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받게되는 법적 제제 등을 상담해 주었다.
 이날 유치원을 3번째 방문한 학부모는 “취학유예를 신청하기 위해 해당 초등학교에 문의를 해 보니 부모의 소견서와 병원의 진단서를 떼 오라고 해서 서류를 준비해 학교를 찾았지만, 학교에선 `개인병원의 진단서는 받을 수 없으니 종합병원의 진단서를 다시 떼 오라’며 취학유예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면서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와관련해 시내 모 초등학교의 교장은 “올 들어 자녀의 취학유예를 상담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면서 “언론 등에서 학생간 따돌림 문제 등을 집중 조명하며 학부모들이 자녀가 학교에 입학해서 `적응을 잘못 하면 어쩌나’하는 우려 때문에 취학을 미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또 “과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조기입학을 통해 영재교육을 시키려는 `슈퍼베이비 신드롬’이 극성을 부렸는데 이제 와서는 아이들의 `왕따’문제로 취학을 미루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을 꼬집었다.
 이에대해 학부모들은 “유예사유에 따라 학교가 취학유예를 해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아동을 보호하고 올바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자 의무인 만큼 정상적인 사유가 있을 시에는 학교장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 유예를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취학유예를 찬성했다.
 전문가들은 “성장발육이 현격히 떨어지거나 미숙아동인 경우 취학을 일정정도 미루는 것은 가능하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부모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취학을 미루는 것은 인성발달이나 교육적 측면에서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을 당부했다.
 한편,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68조는 부모가 학교로부터 취학유예를 받지 않고 자녀를 학교에 취학시키지 않을 경우 해당 교육청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jung@kbjungbu.co.kr>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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