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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서 도시학교 옮겨도 “왕따”
농촌학생 전학 ‘따돌림’, 도·농간 괴리감 원인
2004년 03월 08일(월) 01:40 [경북중부신문]
 
일부 학생 자퇴 후 검정고시, 대책마련 시급
 최근 일선 초·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왕따(따돌림)’ 문제가 사회적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구미지역과 같은 도·농 복합도시의 경우 도시학생과 농촌학생 간의 괴리감으로까지 더해 자칫 도시와 농촌학교간의 대립 양상으로까지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학부모 김철수(가명·51)는 지난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딸아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학교를 그만 두고 싶다고 말했을 때,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겪는 단순한 문제 정도로 치부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았다. 농촌에서 중학교를 다닌 딸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가족이 시내로 이사를 나온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김씨는 “대학 진학을 위해선 농촌 고등학교 보다 도시지역 학교가 교육여건이나 학력신장 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 중학교 졸업 후 시내 모 고등학교에 딸아이를 입학시켰는데 반 친구들이 `촌×’이라고 놀리며, `너네 동네에서 놀지 뭣 하러 여기까지 왔느냐’며 집단 따돌림과 함께 수시로 폭행을 했다”는 것.
 특히 일부 학생의 경우 “우리가 너희 농촌학교에 가서 당한 만큼 너도 한번 당해 봐라”면서 농촌학교 출신인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집단 따돌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딸로부터 자초지정을 들은 김씨는 학교를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사실을 설명하고 학교에서 이를 시정해 줄 것을 수 차례에 걸쳐 호소했지만, 학교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같은 반 친구들끼리 일어난 사소한 문제를 갖고 학교가 어떻게 일일이 대응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결국 김씨의 딸은 학교를 채 마치지 못하고 그 해 부모의 동의를 얻어 직접 자퇴서를 쓰고 학교를 그만 두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지금까지 딸은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은 채 집에서 학원을 다니며 검정고시준비를 하고 있다.
 농촌 중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시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한 남학생은 “도시학생들의 농촌학교 학생에 대한 따돌림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면서 “농촌에 있는 어떤 친구들의 경우 성적이 우수한 데도 불구하고 따돌림이 싫어 일부러 농촌 고등학교를 진학하기도 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뒷받침했다. 이에대해 김씨는 “출신지역에 따라 신분을 세습하는 봉건 사회도 아닌 현실에서 열악한 여건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촌×’이라는 멸시를 받아가며 가슴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을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교육당국의 자성을 촉구했다.
〈정재훈기자jung@kbjungbu.co.kr〉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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