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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함성
 수 많은 꽃들 중에서도 유독 벚꽃 계절이 돌아오면 왜 수많은 사람들이 야단법석일까...
2004년 04월 19일(월) 02:53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그것은 아마도 벚꽃이 가지고 있는 짧은 생의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어느 날 갑자기 꽃망울을 터트리면서 뭉개 구름처럼 피었다가 눈송이처럼 떨어져 가는 것이 마치 인간의 삶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우리들의 아픈 기억들을 되살리게 하는 4월의 함성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노도와 같이 전국을 휩쓸어간 민주화의 꽃물결들이 벚꽃송이와 함께 떨어져 가는 그 때를 천년이 간들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그것은 벚꽃과 함께 남도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남으로 몰려가는 그 사람들을 어느 누가 탓하랴...
 사십 사 년 전 그 해 4월 11일 마산 앞 바다에 떠오른 김주열 군의 시신한 구가 4.19 민주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부패한 자유당 정권의 말로를 가져오는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 거린다.
 그것은 삼인조, 구인조로 실시한 3.15부정 선거의 결과인 것이다.
 그래서 4월의 대지 위에 서면 어디선가 천둥소리보다 더 큰 함성이 들린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흘러 내리 듯 뜨거운 열기의 그 소리들을...
 그것은 자유와 민주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의 합창이었다.
 얼어붙었던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4월의 보도위를 걷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힘찬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수 많은 젊은이들이 스크럼을 끼고 총, 칼도 무서워하지 않고 밀려가는 그 모습들이 말이다.
 이제 반세기가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때 그 젊은이들은 개혁이란 이름 앞에 맥없이 밀려나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 오늘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왜 그들은 젊은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가를 알고 있는가.
 그러고도 우리는 무엇이 모자라 수 많은 동토의 땅을 얼어 붙은 영혼을 안고 살얼음판 같은 인고의 세월을 살아 오늘 여기까지 왔는가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미쳐 다 읽지 못 하고 간 책들을 책꽂이에 그대로 두고 피범벅이 되어 4월의 벚꽃처럼 떨어져간 그들의 영혼 앞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 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우리 모두 이 시대의 거울 앞에 비친 자신들의 참 모습을 보자. 아니 훗날 비추어질 자신을 생각해 보자.
 순간의 삶을 위하여 영원을 버리고 역사 앞에 부끄러운 조상으로 남을 것인가를 따사로운 봄볕이 몰고 와 꿈인 듯 생시인 듯 가만히 있노라면 4월의 환상들이 무섭게 노려보며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
 지금 그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어온다.
 대답하다. 누구든 나와서 자신 있게 대답 좀 하라.
 그 슬픔의 4월이 어떻게 갔는가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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