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미술시간에 아버지 모습을 그려라 했더니 많은 아동들이 직장에서 귀가해서 아버지가 TV나 신문을 보는 모습이나,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이는 아버지의 존재가 오늘날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력하게 비치고 있는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아버지는 사업체나 직장에 전념하여 자녀 교육은 어머니의 몫으로만 돌려 버려 아버지의 부재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버지의 권의가 실추되면 부성실조(父性失調) 가정이라 한다. 아버지가 없거나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살고 있는 가정,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어도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가정도 이에 속한다.
우리의 전통 가족 사회에서 자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와 삼촌이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 속에서 자연스레 경로사상과 동기간의 우애를 배웠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에 자녀를 하나, 아니면 둘만 두게 되면서 위계 질서가 있던 지난날 가족의 훈훈한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가정 교육은 바람직한 아버지상과 어머니상을 축으로 하여 이뤄져야 하는데, 아버지의 근엄하고 합리적이며 냉철한 판단력과 어머니의 애정이 담긴 섬세한 지도가 조화를 이룰 때 성공하는 것이다.
요즈음 아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사랑의 품에서 나약하게 자라나 아버지의 꾸중을 못 마땅히 여기며 반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훈육 방법상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릴 적에 잘못 길들여진 버릇과 행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고치기 힘들다. 작은 일이라도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묵과해서는 안 되며 선악의 구분을 확실히 해서 엄부자모의 교육방법으로 지도해야 한다.
내 친구 한 사람이 외동아들을 두었는데, 아들에게 담배는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가까이 해서는 안 되며, 정당치 않은 데모도 해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자주하여, 벗들의 유혹에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대학 시절에 운동권 학생들의 시위에 가담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설득력 있는 훈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 훈계가 자녀에서 강압적인 언동으로 비쳐 아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권위만을 내세운다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휴일은 배낭을 메고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고 방학을 이용하여 멀리 여행을 떠나 보는 일이 필요하다. 자식과의 허물없는 대화의 시간도 가져 생활의 지혜와 세계를 보는 눈을 길러 주어야 한다.
유대민족의 자녀교육은 어머니 몫이 아니고 아버지가 맡는다. 우리와 대조적이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인생 최초의 스승이며 선배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아낌없이 대할 때 자식의 장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이 땅에 떨어져 낳아 준 부모를 살해하고 병든 어머니를 길거리에 내다 버리는 패륜아가 늘어나는 오늘날 아버지의 가정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조정숙 기자 baboyalove2@nate.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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