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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명문高 육성 `헛구호\'
고교입시 일반高 15개교 중 75% 정원 미달
진학 정보 부족, 수요 예측 잘못 등 원인
2009년 12월 15일(화) 04:54 [경북중부신문]
 
 최근 구미시가 명문고 설립을 통한 우수인재 양성을 목표로 공청회와 장학기금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초, 실시된 고교입시에서 지역 일반계고등학교 70% 이상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우수 인재 양성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010학년도 도내 후기 일반계고등학교 원서 접수가 지난 3일 마감한 가운데 구미지역 15개 고등학교 중 11개교가 정원에 174명 미달했다.
 경상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구미를 비롯한 도내 후기 비평준화지역 116개교와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계고 12개교가 지난 3일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마감 결과, 비평준화지역인 구미는 구미고, 선산고, 오상고, 현일고 등 4개교 만 정원을 채웠고 그 외 11개교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가운데 선산고와 오상고는 각각 3명과 37명이 정원을 초과한 반면, 일부 미달 학교의 경우 수십명의 결원이 발생해 내년 학사운영에 큰 부담을 갖게 됐다.
 이들 학교는 다음 달 중 추가모집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도내 전체정원이 모자라는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잘못된 진학지도, 사태 부추겨
 올해 구미지역 중3 졸업자 수는 26개교에 6천544명(9월 1일자 기준).
 반면 일반계 고등학교 정원은 5천54명으로 1천490명이 고교 정원 보다 많다.
 이들 가운데 일부 성적 우수학생은 특목고인 경북외국어고를 비롯해 경북과학고, 경산과학고, 영양여고, 풍산고 등에 진학했고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구미전자공고와 금오공고 등 지역 전문계 고교에 진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올해 자율형 사립고 전환 후 첫 모집을 실시한 K고에 70명이 지원해 일각에선 지역인재의 역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 우수학생의 역외 유출 문제는 차제 하더라도 잘못된 진학지도로 지역 고교의 공동화를 부추겼다는 점이다.
 지역 A고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2학기 들어 지역 중·고교 사이에선 ‘학생 수가 많아 상당수 학생이 일반고 입시 정원을 초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그 바람에 일부 중학교는 하위권 학생들을 타 지역 전문계 고교로 미리 진학지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실례로 매년 미달 사태를 반복해 온 인근 자치단체의 B고교의 경우 지역 학생들의 진학으로 정원을 채운 것으로 안다”며 “타 지역 학교의 정원을 채워주고 남는 인원으로 지역 고교입시를 한 꼴이 됐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학부모 조 모씨(51)는 “정원보다 훨씬 많은 학생 을 갖고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은 ‘내 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의 부재와 함께 지역 고교의 안이한 입시활동에 문제가 있다”며 “인근 지역 학교들이 지역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인재유치를 위한 자구노력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고교서열화 개선,
진학정보 공개해야
 비평준지역인 구미는 일반계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앞두고 지역 중학교 담당자들이 시내 각 고등학교를 내신등급별로 서열화해 진학지도에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최근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대단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신설 학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고교 서열화를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의 소위 ‘명문고’ 진학이라는 교육 욕구와 맞물리면서 상위권 학교에 대한 진학 열풍이 매년 고교 입시 때 마다 학부모와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고교진학지도의 이 같은 문제가 매년 관행처럼 이뤄지면서 일부 학부모와 교육계 일각에선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개선과 함께 교육평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진학정보의 체계화 시급
 이번 고교 입시를 바라보는 시민과 학부모들은 한마디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임 모(43)씨는 “졸업생과 고교정원을 사전에 파악해 수요를 예측한 공급을 한다면 충분히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교육청에선 매년 지역교육청을 통해 중학교 졸업인원을 파악해 이듬해 고교 정원 및 수용학급 판단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해처럼 대량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은 전문계고교, 특목고, 일반계고로 이어지는 입시전형(일반전형)이 불과 6∼7주 사이에 몰려있기 때문에 진학인원에 대한 통계가 쉽지 않고 인접 시·군 학교의 타 지역 지원이 사전에 예측하기 힘든 점이 문제다.
 실제, 올해 구미지역 만 하더라도 지난달 중순에 실시된 자율형 사립고 모집에서 70명이 김천지역에 진학했고, 특목고 입시에서도 지역 외국어고에 60명가량이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매년 100여명 이상이 구미로 진학한 인근 칠곡(북삼)지역 학생들이 내년 신설학교 개교에 따라 인원 유입이 없어지면서 정원난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원이 미달 한 도내 52개 학교는 오는 18일 합격자를 발표한 후 내년 1월 19일에서 20일까지 추가모집을 실시해 정원을 충원하게 된다.

정재훈 기자 gamum10@hanmail.net
박미영 기자  tks38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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