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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들여다 보기
심정규 도의원
경북도의회
2011년 04월 12일(화) 01:30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를 문명의 발달로 집안에서 TV를 통해 실시간 실황을 보면서 그 엄청난 재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증유의 대 재앙이 닥쳐도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면서 허둥대지 않는 일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움을 느꼈다.
 재난지역을 빠져나오는 차량의 긴 행렬은 질서 정연했고 라면과 생수를 사려고 백화점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도 모습이지만 꼭 필요한 양만 사서 남을 배려하는 자제력과 가족의 처참한 주검앞에 조용히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을 다시 한번 들여 다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그 상황은 상상에 맡기겠다.
 일본은 섬나라이다. 그리고 화산 폭발과 지진. 태풍 그리고 바다와 관련된 자연재앙이 일상화 되어있고 이를 회피하거나 잘 못을 저질러 도망가고자 하여도 갈 곳이 없는 나라,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는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고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일본이다.
 갇힌 사회의 생존방식은 상대방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일본인의 지배이념과 사고방식의 바탕은 와(화)이다.
 화의 기본은 각자의 위치에서 분수를 알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므로 남에게 폐(메이와쿠)를 끼치는 것을 가장 큰 치욕으로 삼는다.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에게 허용된 영역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다 보니 공동체 생활에서는 남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 사람은 염치를 모르는 자로 치부되어 그 사회의 왕따(이지메)가 된다.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자기의 속내(혼네)를 상대방에 보이게 되면 바보로 취급 받는다.
 남에게 폐를 까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알아서 신경을 써주는 배려가 중요한데 상대가 말하기 전 미리 의중을 알아야 하기에 빙빙 돌려서 상대 맘을 살피려는 대화의 방법이다 보니 혼내(속마음)와 다테마에(실제 마음)가 존재한다.
 선문답 하듯이 자기 속내를 감추고 상대의 의중을 탐색하는 것을 즐기는 독특한 민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표리부동하고 음흉한 이중적인 인간이다’ 라고 경원을 하지만 이들의 국민성은 특이하다.
 모처럼 이웃나라의 재난을 보고 온정의 물결이 넘치는 순간에도 그들은 독도교과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인의 특이한 이중적 성향의 유전적 기질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일본을 살펴보면 기원전 660년에 탄생한 신무(神武)천황이래 현재 125대 째인 아키히도 천황에 이르기 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는 만세일계(萬世一系) 전통으로 천황은 신적인 존재로 일본을 지배하다가 1,192년 가마쿠라 막무가 들어서면서 천황은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 존재로 남는다. 이미 그때부터 내각제를 실시한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왕을 섬기며 오랜 봉건제를 거치면서 장착된 문화가 영주, 무사집단, 농민과 상공인으로 이어오는 철저한 계급사회가 형성되었으며 이 세습구조는 우동 집 주인은 사무라이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대를 이어 우동 집을 이어나갈 것을 고민한다.
 그러니 자기 신분과 분수에 맞게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을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분수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나쳐 자신을 낮추고 주어진 한계가 분명한 일본사회에선 열정과 에너지를 밖으로 소통하기 보단 자신에게 허용된 영역 안에서 몸부림치듯 끝없이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어 “오타쿠 문화”라 하는 마니아(Mania)보다 더한 전문가 집단이 탄생한다.
 이러한 지독히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오타구 문화는 정밀한 부품이나 소재산업에 강점을 가진 제조업에 세계 제일이란 소리를 듣는 원천이다.
 일본인의 근면하고 친절하고 단정한 사회 그리고 모든 국민이 국가가 만들어 놓은 매뉴얼대로 성실히 질서 있게 잘 지키는 모습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민들이 존경과 놀라움을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있지만 일본인에게는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창의력이다.
 우리는 무질서한 듯 쉽게 흥분하며 빨리빨리 체질에 “못 먹어도”라는 화끈한 기질과 다소 거칠지만 “욱 하는 기질”이 있어 한 번하고자 하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지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번 태안반도를 뒤덮은 기름은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삽시간에 치워 버렸고 연평도 포격 당시 피난민이 발생하자 국가가 나서기 전에 재빨리 찜질방 주인이 나서서 피해 주민을 수용하는 능력은 일본인이 따라 올 수 없다.
 시키고 주어진 일에 충실하여 한 분야에 일가견을 이루는 일본이 있지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하는 창조적인 능력이 탁월한 민족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창의적인 교육, 창조경영, 창의적인 발상 등 온분야에 창조(Create)란 단어가 화두 이다.
 지식경영시대와 첨단IT시대를 맞아 전 세계 1등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이유가 조금은 제멋대로지만 무한한 창조정신의 유전자를 가진 한국민의 기질 때문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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