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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의 세상 내시경] 치수(治水)
최중근 원장
탑정형외과
2011년 05월 24일(화) 02:08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중국은 예로부터 정치에서 '치수(治水)'가 차지하는 비중을 으뜸으로 여겼다. '중국인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고, 먹는 것 중에서는 물이 으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이는 농업이 주업으로 삼아온 국민들에게 사실은 물은 생명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치수사업은 지금도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이고 여기에 쏟는 중국 정부의 노력도 상당하다.
 최근 구미에서는 4대강 공사과정에서 임시로 쌓아뒀던 제방이 무너지면서 단수사태가 발생, 구미, 김천, 칠곡 등 52만 명의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슈퍼마켓의 생수들은 모조리 동이 난 가운데 식당들은 문을 닫고 각 가정에서는 양치질은커녕 심지어 변기물도 내리지 못해 그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급수 차량이 한 대 오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심각했던 구미의 단수사태는 무려 5일 동안이나 지속이 되었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인가.
 물은 본래 가까이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나 막상 없어지면 그제야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특성이 있다. 그동안 우리는 가뭄과 한파 속에 이어지는 물 부족사태가 생활에 얼마나 큰 불편을 끼치는지 경험해 왔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 구미의 단수사태가 최악이 아니었나 싶다. 한편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단수로 인한 피해는 엄청나다. 일단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물 없이는 불가능하다. 각종 산업에 있어서 물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4대강 사업에 돌리고 반대 여론 확산의 계기로 삼으려고 하지만, 그 접근은 올바르지 못하다.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이 갖는 본래의 목적인 치수사업이 반드시 달성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은 당초 정권의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서 비롯됐지만 국민적 여론에 밀려 좌초된 후, 그 성격이 전격적으로 조정됐다. 홍수조절과 수질개선, 원활한 식수공급 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치수사업'으로 변경된 것이다.
 현재 중국의 경우, 물 공급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치수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쯔강의 물을 황허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인데, 총 5천억 위안, 우리 돈 83조여 원에 달하는 대형사업이다. 중국 정부는 2050년 완공을 목표로 삼고, 총 3개 수로를 건설 중에 있다. 이처럼 치수사업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며, 결코 정치 논리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4대강 치수사업의 경우, 지나치게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 아마도 임기 내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과욕은 화를 부르는 법,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은 서두르는 것보다 꼼꼼하게 모든 공정에 한 치의 실수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짓은 한 번으로 족하다. 물로 인한 재해는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닥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구미 사태를 뼈저린 교훈 삼아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세워야 한다. 위기 상황에 대응한 완벽한 매뉴얼도 필수적이다. 철저한 대비책만이 살 길이다.
 에릭 오르세나는 그의 저서 '물의 미래'에서 물과 관련해서는 기적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적 차이에 따른 치수가 필요한 것처럼 올바른 관리가 최선의 해법이다. 예로부터 이수(利水)와 치수(治水)를 나라의 근본으로 여겼던 조상들의 지혜에 그 해답이 있다. 21세기 물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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