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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의 세상 내시경] 젊은 도시, 진짜 ‘복지’ 구미시
2011년 07월 19일(화) 01:0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최근 몇 년 새 정치권에서 점화된 복지논쟁을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은 복지투자의 선후 문제다. 사실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보다도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많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도 그 가운데 하나다.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은 결핵, B형간염, 홍역 등 발병률이 높은 전염병의 예방접종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환자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일선 병원에는 전액지원이 되지 않아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은 전국의 보건소에서만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일반 병의원에는 30% 지원에 그치고 있다.
 무상예방접종의 대상은 만 12세 이하의 영아와 어린아이들이다. 미래의 주역이 될 아이들의 건강에 투자한다는 것은 자체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것은 저출산 고령화문제의 해결방안으로서 국가가 책임지고 전국의 민간병원으로 확대 시행할 충분한 가치와 명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예방접종은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밀려 뒷전이 된 채 몇 해째 진척이 없다. 당초 국회는 올해 예산에 338억 원을 책정해 일부 필수접종에 한해서나마 무료접종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연말 국회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몽땅 누락되고 말았다.
 이런 이유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의 정책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편이다. 보건소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별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고, 민간 병의원의 경우는 할인이 30%밖에 되지 않아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이용하는 사람도 적다. 병원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이용하는 환자는 적은데 따로 행정업무를 볼 일손은 필요하고, 예산부족으로 입금은 늦고, 당연히 병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제도 운영 자체가 불투명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뜻 있는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중앙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지방정부가 그 역할을 대신하겠다며 무상접종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미래 세대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는 인식 아래 정부를 대신해 무상접종에 나서는 지자체들이 속속 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구미는 올 해부터 전격적으로 무상접종을 결정했다. 경북 최초이자 전국에서 여섯 번째이다. 구미 시민이라면 당연히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특히 구미는 평균연령에서 전국에서 단연 젊은 도시로 꼽히는 만큼 실효성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보건소 무료접종은 거리상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교통편이 불편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영유아를 둔 젊은 부부나 맞벌이 부부들이 민간 병원의 무료접종이 시행된 이후 하나 둘 씩 아기를 안고 병원을 찾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도 높은 편이다. 제도 실시 이후 보호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 여만 원에 달하는 접종비가 부담스러운 서민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반가운 제도임에 틀림없다. 또한 병원 입장에서도 보건소로 가던 환자들을 흡수해 경영상 도움을 주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구미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은 물론 정책 만족도를 제고하는 그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
 구미시민을 위한 무상접종에는 총 10억 안팎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무상급식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이지만 그 효과에서는 한 수 위다. 구미시는 지역 내 지정 의료기관을 더 늘려 주민들의 편의를 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처 정보를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구미시와 시의회의 결단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구미시장의 복지철학과 의지가 확고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책 수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 행정에 팔을 걷어붙이는 진정성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선거철에 반짝 표를 의식한 선심성 가짜 복지는 이제는 퇴출돼야 마땅하다. 진짜 복지는 진정성을 갖고 국민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질 높은 교육, 녹색 중심도시, 글로벌 경제도시로 2015년까지 50만 인구시대를 열겠다는 구미시의 포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민선 5기 출범 겨우 1년이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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