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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새해 아침의 기원
이강룡
시인, 본지 논설위원
2012년 01월 03일(화) 01:0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오늘이란 시간은 어제 세상을 뜬 사람이 그렇게도 보기를 열망하던 시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분이 그렇게도 열망하던 시간,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천국과 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던 그 아침 해를 지금 우리는 바라보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감격스런 시간입니까. 이 얼마나 축복의 시간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새해가 닥칠 때마다 새해 벽두에만 희망에 차서 유명 일출 지역을 찾아 밤샘 고생을 해 가며 잠시 희망에 들떴다가는 금방 도로아미타불이 되곤 합니다.
 따지고 보면 태양은 늘 같은 태양이고 시간도 항상 그 시간인데 거기다 우리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니까 특별한 날이 되는 것이겠지요. 예수그리스도께서도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지만 천국은 네 마음속에 있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일 년 삼백 육십 오일을 날마다 새로운 의미 - 그것이 꼭 특별한 의미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도 살아 있음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 정도의 가장 기본적인 감격이라도 좋습니다. - 를 부여하며 하루의 새벽을 연다면 그것이 곧 내 주위를 천국으로 가꾸는 일이 아닐까요. 진실로 임진년 새해에는 만인이 만인을 향하여 싸움을 싸우던, 만인이 만인을 향하여 눈만 뜨면 오늘은 또 누구를 향하여 무엇을 조롱할 것인가를 찾아다니던 묵은해의 지옥과 같은 우리 사회가, 오늘은 누구를 배려하고 긍정하고 사랑의 말을 전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주위를 천국으로 꾸며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희구해 봅니다.
 교육자는 교단에서 성직자는 강단에서 정치인은 국회에서 제발 상대방의 단점이나 캐고 욕하던 나쁜 버릇들을 깨끗이 정리하고 사랑과 긍정과 낙천의 기쁨과 희망을 외치며 나누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올해는 이 바램이 그냥 한 마디 지나가는 공론(空論)으로 끝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볼 때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사회는 다시 시끄러울 것이며, 자신의 당선을 위한 권모술수와 부정부패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들의 말잔치 가운데서 참과 거짓을 구별하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이 이 사회를 지옥처럼 싸움의 현장으로 만들 사람인지 천국과 같은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는 사람인지를 판별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임진년은 아주 특별한 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20년 전 병자호란과 함께 역사상 가장 큰 참화를 입었던 임진왜란이 발발한 해입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하였습니다. 지금도 한반도 주변 정세는 녹록찮기가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의 정 중앙에 위치하여 그들의 역사가 바뀔 때마다 한반도는 항상 침략의 대상이었고, 우리의 반만년 역사는 1000번에 달하는 전쟁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힘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우리의 힘이 강하다면 우리의 영향력을 사방으로 떨치기에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의 힘이 강력해야 저들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인데 그 첫걸음이 무엇보다 국익과 안보 앞에서는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세계 전사(戰史)를 살피면 아무리 힘이 강한 군대라도 멸망하는 첫 시발(始發)은 내부 결속이 잘못된 데 있는 것을 봅니다. 적 앞에서 다투는 것만큼 적을 기쁘게 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작금 정치권의, 국익은 아랑곳없고 당리당략과 사리사욕 챙기기에 혈안이 된 어리석고 소아적인 행태들은 온 국민들을 소화불량증에 걸리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새해 새 아침을 열면서 올해가 진정 우리 주위가 천국과 같은 아름다운 한 해, 싸움과 시기와 조롱이 사라지고 사랑과 긍정, 그리고 배려하는 삶의 자세가 생활화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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