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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시대에 필수적인 것
이 강 룡
2004년 11월 01일(월) 04:28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본지 객원 편집위원
구미여고 교장

지금은 논쟁의 시대이다. 시대는 논쟁의 시대인데 논쟁다운 논쟁이 없는 쓸쓸한 시대이다. 논쟁의 무대는 마련되었는데 그 무대 위에 선 사람의 모습은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져 있어 상대방의 의견은 도무지 씨가 먹히지 않는 것을 본다.
 비단 논쟁뿐 아니라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들을 보아도 우리가 얼마나 삭막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걸핏하면 “결사 반대”이다. 우리가 지금 너무 흔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그냥 보아 넘기지만 “결사”란 말은, ‘우리는 이 쟁점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목숨이라도 내어놓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표출하는 말이다.
 이는 뒤집어 놓고 보면 나는 살고 상대방은 죽어야 한다는 논리가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말이다.
 지금 우리는 인생을 보다 크게, 그리고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할 때이다.  ‘이 쟁점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정말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따져보고, 가치 있는 것만 취하고 가치가 없는 것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다시 말하면 논쟁은 하되 목표가 건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논쟁이 우리의 직장을, 동네를, 사회를, 나아가 나라와 겨레를 한 단계 더 올리는 데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논쟁자들은 몇 가지 자질이 부족함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첫째는 포용성의 부족이다. 비판적 견해를 가진 상대방을 수용하고 용납할 줄을 모른다.  생각해 보라. 한 날 한 시에 난 손가락도 그 길이가 다른데 하물며 모든 청중이 어떻게 내 편에 서 주기를 바란단 말인가? 차이와 비판이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이를 적대시하고 ‘너 죽기 아니면 내 살기’ 식의 마음가짐으로 논쟁을 벌인다는 것은 이 땅의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쟁을 시작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그럴 수도 있다.’, ‘공통점도 있다.’는 긍정적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사를 인정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이미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함을 자인해야 한다.  둘째는 겸손한 마음의 결여이다. 겸손의 상대편에는 교만과 독선과 아집이 있다. 나와 내 편만 의인이고 선이며, 상대편은 함께 머리 두고 살 수 없는 죄인이며 악의 표상이라 생각한다면 그 논쟁은 하나마나이다. 눈여겨보기 바란다. 국가 차원의 논쟁에서도 이같이 하나마나의 논쟁으로 소모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를. 셋째는 이성적 생각 습관의 부족이다. ‘이성’의 반대쪽에는 ‘감성’이 자리하고 있다.
 군대에 가서 가장 시끄러운 곳에 가 보면 예외 없이 경상도 사람이 모여 있다. 그것은 경상방언이 고저로써 뜻을 분화하는 특징을 가졌기도 하지만 경상도 사람은 논리적으로 사고하기보다 감정에 잘 지배된다는 성격적 특징 또한 무관하지 않다. 감정이 앞서면 흑과 백의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중간점은 찾을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그 논쟁은 실패작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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