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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 ♤
신토불이가 "신나게 토막내 불로 지지고 이빨로 물어 뜯는 것"이라니
2004년 11월 29일(월) 04:47 [경북중부신문]
 
도서관 열람실의 책상에 씌여 있는 낙서는 그 시대의 정서를 가장 적나라하게 읽을 수 있는 나침반이 되게 한다. 인권이 유린되던 70년대 열람실의 책상에는 독재정권을 비꼬는 표현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되었던 당시에는 은어들이 유행했다. 독재가 증오스러웠지만 총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광주학살로 상징되는 80년대 들면서 도서관 책상의 낙서는 좀더 직유적인 표현을 썼다. “대머리만 보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식의 표현방식은 70년대에 비해 직설적으로 변했다. 전두환 정권과 맞짱을 둘수도 있다는 표현이었다. 그러니 대머리 텔런트가 출연 정지되고, 이 나라 대머리 들이 가슴앓이를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 시절의 도서관 낙서는 인간적이었다. 인권유린에 따른 속울음을 차마 참다 못해 요약된 심정을 책상에 몰래 적는 낙서는 정권에 대한 자기만의 저항 수단이었다.
 며칠전 구미시립 도서관의 열람실 책상에는 신토불이에 대한 풀이가 낙서돼 있었다.‘ 신나게 토막내고 불로 지지고, 이빨로 물어뜯는 것’을 신토불이라니...
 낙서의 대부분이 성적인 것 일변도요, 욕하고, 싸우는 내용 일변도였다.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와서 미래 이 나라를 이끌 주인공들의 손에서 몰인간적인 표현들이 직설적인 방법을 동원해 낙서문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능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할줄 모르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뽑아물고도 챙피할줄 모르는 지금의 우리네 인간성 기상도는 먹장 구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전 만능주의, 입시 일변도의 교육이 초래한 결과인 것이다. 학교와 국가, 사회, 가정이 도덕, 윤리적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성인들은 지금 신토불이를 토막살인으로 직유해 표현하는 미래의 주인공들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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