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교육 도시’ 구미호에 발간불이 켜졌다. 최근 2012학년도 대학 입시결과가 대학별로 발표된 가운데 구미지역 고등학교의 명문대 진학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학년도 대학입시 결과에 따르면 구미지역 21개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서울대 진학자는 이달 25일 현재, 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명이 진학한 것과 비교하면 1명이 줄었다. 최근 발표된 구미지역 고교의 2012학년도 서울대 진학자 수는 구미여고 2명을 비롯해 구미고, 금오고, 경구고, 현일고, 도개고가 각 1명씩을 배출했다.
연도별로는 2005년 19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06년 16명, 2007년 17명, 2008년 14명, 2009년 10명 등으로 하향곡선을 이어갔다. 이후 2011년부터는 한 자리 수로 곤두박질 쳐 ‘명품교육 도시’를 표방하는 구미시의 교육 정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
카이스트, 서울대, 고·연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상위 6개 대학 진학자 수도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이들 대학의 진학자는 2012학년도 120명을 기록했지만, 올 해는 111명에 머물렀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2008년 첨단 IT산업의 중심도시로 교육인프라구축을 통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추진한 ‘구미 지식산업 교육특구’ 지정 이후, 오히려 명문대 진학자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명문대 합격자 수가 교육성과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명문대 합격자 배출 여부를 ‘고교 연공서열’로 인식하는 교육현실에 비춰 볼 때, 이번 결과는 지역교육계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대 합격자, 포항·경산 이어 세 번째…
올 수시 정시를 포함해 구미는 서울대 합격자 9명(지역균형선발 8명, 일반전형 1명)을 기록했다. 포항은 포항제철고 단일학교에서만 29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반면 지난 1일 발표된 서울대 정시 발표에서 구미시는 단 한 명의 합격자도 없었다.
수시 합격자 기준 시·군별로는 포항이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산 11명, 구미 9명, 경주 7명, 영주 6명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시민과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선 연간 수 백 억원에 이르는 교육경비를 투자하면서도 성과를 얻지 못하는 교육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정책과 지원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
학부모 김모씨(46·구미시 형곡동)는 “구미시의 적극적인 학력증진을 위한 지원책이 가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교육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 하겠다는 시민들의 불만의 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결과를 두고 “‘교육도시’라는 슬로건이 무색한 지경다.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지역 학원가의 한 관계자는 “구미시, 구미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은 각급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지원금을 일정한 기준을 정해 차등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성과나 진학 실적 등을 토대로 잘 한 학교는 지원을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불이익을 주는 것이 형평성에도 맞다”며 “선심성 정책을 철회하고 이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께하는 ‘열린 학교 경영’ 모색돼야 …
이번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교도 있다. 구미여고는 2011학년도 서울대, 고·연대 전체합격자가 2명에 불과했다. 지역 명문고로서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은 학교는 2011년 9월 새로 부임한 교장을 중심으로 “학력 증진을 통한 학력향상만이 명성을 되찾는 길”이라고 믿고 교직원, 동창회, 학부모가 똘똘 뭉쳤다.
우선 방과 후 수업에 있어서 수준별, 단계별강좌는 물론 대입 논술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선생님을 우선 배치하고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과감하게 외부에서 유명 강사진까지 초빙해 논술강좌, 수능 특강수업을 실시해 공교육의 보완에 나섰다.
도입 초기에는 견해 차이로 어렴 움도 적지 않았지만 대화를 하며 소통했다. 지난 2년 간의 노력 끝에 학력향상을 통해 성과를 직접 입증했다. 구미여고는 올해 수능에서 김다혜 학생이 397점(원점수 기준)을 획득해 경북 차석의 영예를 안았다. 2013학년도 대입에서도 서울대 2명, 고려대 7명, 연세대 2명, 성균관대 5명의 진학자를 배출했다.
정재훈 기자 gamum10@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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