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주), BAT코리아(주) 등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소송을 제기하였다. 평소 금연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그간 공단의 담배소송 진행사항을 지켜보면서 과연 공단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소송에 대해 많은 반대의견이 있었고, 무엇보다 정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보공단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보험재정 누수를 염려하고,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화두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천하고자 하는 공단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단과 연세대 연구팀이 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성인남녀 130명에 대해 최장 19년 동안의 질병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최대 6.5배나 더 높고, 흡연으로 인해 공단은 매년 1조 7천억원 정도의 급여비를 추가로 지출한다고 한다. 이 금액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매년 한 달씩은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보험료 체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173만 명의 절반을 구제할 수 있으며, 암이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를 국민들의 추가 부담없이 전액 보장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흡연은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팔아 매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담배회사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흡연자들도 담배 한 갑당 354원의 건강증진부담금을 내고 있고, 비흡연자들도 흡연으로 인한 치료비 증가분을 같이 부담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는 불공정하고 사회정의에도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공단의 담배소송 제기 직전인 지난 4월 10일, 대법원은 2건의 담배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하고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담배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운 것은 개인의 잘못이고 담배회사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담배로 인한 사망자가 6만 명 가까이 되고, 여성 흡연은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 태아 뇌세포 손상 등을 초래하여 저출산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구의 질을 떨어뜨려 국가의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담배는 60여 종의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WHO에서도 흡연을 세계 공중보건문제 1위로 지정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도 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46개 주정부가 공동으로 담배소송을 제기하여 1998년에 담배회사들로부터 약 22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고 캐나다도 2013년에 온타리오주 법원이 약 500억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시점에 2건의 담배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번 판결로 건보공단의 담배소송 제기의 당위성이 더욱 커졌다고 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800여건의 담배소송에서 개인이 전부 패소하였지만 주정부가 개입하여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이끌어 내었듯이 건보공단도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충분히 피해입증이 가능하고 결국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공단이 패소하더라도 소송 진행과정에서 담배의 유해성이 충분히 알려지고 금연운동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승패여부를 떠나 공단의 이번 소송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모쪼록 건보공단은 철저한 준비와 대응으로 이번 소송에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국민들의 건강 보호와 보험재정 누수 방지를 위한 공단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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