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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시론 § 롤리타의 눈물
이 강 룡
2005년 03월 21일(월) 01:28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경북외국어고 교장
본지 논설위원

 지난 15일 안익태 선생의 유족이 우리나라에 와 동수원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 참석하였다. 아흔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환한 웃음을 잃지 않던 부인 롤리타 여사는 마지막 순서로 학생들이 애국가를 합창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셋째딸 레오노르 안 여사도 한국 환상곡의 한 소절인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을 따라 부르다가 고개 숙여 눈물을 떨구었다. 얼마 전 우리 정부에서 안익태 선생의 유족이 보유하고 있는 애국가의 저작권을 돈으로 사느냐 마느냐를 논의할 때, 롤리타 여사는 “남편이 그토록 사랑했던 고국인 만큼 애국가 저작권과 유물 문제를 돈과 연계하고 싶지 않습니다.”고 했고, 선생의 외손자 미겔 익태 안 기옌씨도 “할아버지는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국민들이 언제나 부를 수 있도록 애국가를 만드셨으며, 따라서 애국가는 한국민의 것”이라며 저작권을 기꺼이 한국민에게 넘기겠다고 하였다.
 다시 한 번 유족들의 숭고한 정신에 감사하는 한 편으로 그들 앞에 부끄럽기 그지없다. 벽안에 흐른 그 눈물이 온전히 한국과 한국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만으로 흐른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과연 애국가의 주인으로서 지금까지 이 노래를 부르며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려보았던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살아야 할, 잘 살아야 할 땅임을 얼마나 절감하며 불렀던가. 우리는 이 노래를 이 땅이 진실로 ‘무궁화 삼천 리 화려’하게 꽃 피워야 할 우리 강토임을 얼마나 가슴팍에 새기며 절절한 심경으로 불러왔던가.
 요즈음 독도 문제로 우리와 일본의 관계가 최악의 사태로 번져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연일 일본에 대해 분노하며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우리에게 싸움을 걸어 왔을 때도 지금처럼 발끈했다가 금방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가고 있다. 예외 없는 우리들의 냄비근성을 보는 듯해서 안타깝다. 외교적으로 보면 일본은 미국과 밀착 외교를 펼치고 있고,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그 관계가 소원(疎遠)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이 유독 이 시점에 와서 이렇게도 드세게 독도 영유권 문제를 주장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이 문제가 국제 문제로 비화되었을 때 일본이 자기편이 되어 주리라고 믿고 있는 힘의 배경은 어디인가. 만에 하나라도 우리와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노려서 미국의 힘을 업고 이렇게 큰소리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복잡 미묘한 국내외 산적한 문제들 앞에서 정부는 적어도 영토 문제에 대하여는 여야 없이 하나가 되어 지속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학문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온 국민은 어느 때보다 나라사랑의 의지를 드높임은 물론 우리의 애국가를 부를 때는 그냥 의례적으로 부르고 말 것이 아니라 한 소절 한 소절의 뜻을 가슴에 새기면서 눈물 섞어 목청껏 불러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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