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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논단) 4.19를 회고한다
민산생활문화연구회 회장
2005년 04월 19일(화) 04:49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본지 편집위원
김 한 기

 4.19혁명은 국민의 주권을 부정과 탄압으로 박탈하려는 이승만 독재정치에 항거하여 궐기한 국민주권 쟁취의 항쟁이었다.
 공정한 선거로는 독재정권의 유지가 어려웠던 자유당이 관권과 금권, 폭력단체등을 총동원하여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부정선거를 자행하였다. 마산에서 사상 최악의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격렬한 시민궐기가 일어났을 때 시위대에서 실종되었던 김주열 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참혹한 시체로 마산 앞바다에 떠오름으로써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에 닿았다.
 이 소식이 전국에 전해지자 고려대학교의 4천여 학생은 ‘진정한 민주이념의 쟁취를 위해 봉화를 높이 들자’ 는 내용의 선언문을 낭독하고 국회의사당까지 진출하였다. 대학생들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무력진압은 4.19 총궐기의 기폭제가 되었다.
 나는 학생회를 소집하여 죽어가는 자유의 나무를 살리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슬비 내리는 대구 시가지는 무장경찰의 삼엄한 경계로 공포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희생을 각오한 우리 데모대는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면서 부정선거와 독재를 규탄하는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2군사령부 앞을 지날 때 군인들은 총에 칼을 꽂아 우리를 겨냥하고 있었으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오히려 우리를 격려하는 눈빛이었기에 큰 힘을 얻었다. 그러나 권총을 든 기마경찰은 살기등등하게 미친 듯이 날뛰었다.
 부정선거를 획책한 경상북도지사를 잡기위해 도청청사로 가고 있을 때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경찰은 비상수단으로 붉은 물감을 넣은 소방차를 동원하여 우리에게 물을 뿌려 입고 있던 옷은 온통 붉게 물들었고 경찰이 휘두른 방망이에 많은 학생들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중에는 여학생들의 부상자 많았다.
 서울에서는 중앙청과 경무대(청와대)를 향하던 수많은 학생들은 경찰이 쏜 총탄에 천추에 원한을 남긴 채 정의의 선혈을 뿌렸다.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강석은 그의 생부 이기붕과 생모 박마라아, 그리고 그의 동생을 권총으로 쏜 다음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자살함으로써 아버지가 지은 죄를 사죄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백성이 원한다면 하야 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하와이 땅으로 망명했다. 나라는 무정부 상태로 사회질서는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데모로 인해 부상당한 동료 학생들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길에 나섰다. 구멍가게 주인, 거리의 행인들 모두가 우리의 뜻에 동참하였다. 한 호스티스는 그 날의 수입금을 몽땅 성금함에 넣어 주면서 눈시울을 적셨고 한 약국에서는 주사약과 영양제를 주면서 격려의 악수를 해 주었다.
 모금한 성금을 대구매일신문사(매일신문사)에 기탁 했다.
 텅 빈 경찰서를 대학생들이 분담하여 치안을 맡았는데, 나는 북부경찰서로 배치되어 역할을 다했다.
 폭풍 뒤에 정적처럼 평온을 찾았으나 시민들의 마음이 들떠 있을 때, 나는 아침 일찍 확성기가 장착된 학장의 지프차에 간부학생 3명을 대동하여 대구의 전시가지를 돌면서 ‘자유당 독재정부는 타도되었습니다. 마음을 진정시켜 생업에 전념합시다’라는 내용으로 가두 방송을 하루 종일 하였다. 애국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4.19혁명 당시 학생들은 온 국민이 자유당 정권에 대한 반항심이 하나로 응집 되었을 때 평화적이고 애국정신으로 시위의 선봉장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몰지각한 일부 급진파 학생들과 집단이기주의에 깊이 빠진 노사분규의 작태를 보노라면 원망스럽고 가슴이 아프다.
 4.19의거는 자유회복과 질서의식이라는 뚜렷한 목표 달성이 있었으니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 거리의 함성이 귓전에 메아리 치는듯 하니 나의 학창시절에 가장 보람 있는 값진 추억으로 남아있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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