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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구미 공단으로 몰려온다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가 사회를 뒤흔들 ‘뇌관(雷管)’으로 다가오고 있다. IMF를 겪으면서 고용시장의 틈새로 양산된 불완전 고용인 비정규직은 해가 갈수록 크게 늘면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05월 09일(월) 04:33 [경북중부신문]
 
▲비정규직 범위와 실태
 비정규직 근로자의 범위는 확실치 않다. 한국노총 구미지부도 대기업 하청업체 근로자들도 비정규직 범위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설왕설래 할 정도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근로계약을 2년마다 해야 한다는 점과 정규직과 똑 같은 일을 하면서 받는 임금에서는 정규직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90여만원으로 정규직 200여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경조사비, 각종 수당은 물론이고 일부에서는 통근버스, 식당 이용 등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미지역 대기업 상당수는 돈이 되는 중요한 사업에 대해서만 정규직을 채용해 사업장을 운영하고 핵심역량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단행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렇다보니 라인이 분사될 경우 졸지에 정규직 직원에서 비정규직으로 처지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K사에 25년간을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연봉을 7천여만원 받다가 회사가 분사되고 나서는 2천 5백만원 정도만 받는다”면서 “말로만 듣던 비정규직 신분이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사업장 현장에서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의 분노(?)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도급으로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업체는 일정금액을 모기업으로부터 받기 때문에 도급 사장들은 근로자에게 일정액을 지급하고 이익을 남기게 된다. 이러다 보니 근로자들은 대기업 정규직 사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여기에다 청소용역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차별대우마저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사에 근무하는 청소용역 비정규직 김모씨는 “휴식시간에도 한 귀퉁이에서 쉬어야 하며, 정규직 사원과는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한다”면서 “차별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노^노 갈등 폭발 직전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는 노사갈등이 아닌 노^노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연대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각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혀 딴판이다. 밑바닥 정서는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 정규직의 양보없이는 회사가 모든 것을 부담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정규직의 몫을 비정규직에게 나누어주어야 하지만 정규직의 상당수가 원치 않는다. 결국 이러한 실정이 노^노간의 갈등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비정규직들은 임금이나 학자금, 수당, 휴가 등 복지혜택에서 소외받을 뿐만 아니라 차별대우까지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L사의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비정규직은 정규직 대신 잘리는 방패막이”라며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이 잘리는 말든 관심이 없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구미지부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대로 가다가는 한노총, 민노총의 양대노총이 붕괴되고 정규직, 비정규직 노조만이 남을 판”이라고 극단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높여야
 경북경총의 장영호 상무이사는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의 양보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면서 “정부도 비정규직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듯이 기대감을 부추긴 것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의 잘못만도, 회사측의 잘못만도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들이 차별이 심하다”고 주장하고 정규직들은 “비정규직들이 기술이나 경력, 학력 차이에서 오는 임금격차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처우개선을 하라고 요구한다”고 내심 불편해 한다. 여기에다 경영계는 “비정규직 고용은 유연성 제고를 위한 범 세계적인 추세”라고 항변한다.
 노사전문가들은 답을 노동시장의 유연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정규직도 산업수요에 적합한 능력을 보유해서 자신을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직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 습득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용택 구미지방노동사무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불합리한 차별과 임금격차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웬만큼 소득과 고용이 보장될 수 있는 시장의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면서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다양한 고용형태 도입 등의 점진적인 유연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현근 기자 doiji123@hanmail.net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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