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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에서 오는 사랑
윤종석 교수
경운대학교
경찰행정학과
2015년 12월 09일(수) 13:37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이웃 아이들을 돕고도 나는 기름진 삼겹살로 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행운아입니다. 그런 나의 행운이 소외 받는 아이들의 의도치 않은 불행에 나누어져 조금이라도 가치 있게 쓰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부자이길 원하고, 성공하길 원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영화 베테랑으로 잘 알려진 배우 유아인씨가 보육시설 아동 급식비를 기부하며 한 얘기라고 한다.
 나는 이글을 읽으며 내가 아는 대중 연예인의 편향된 시각과는 너무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 몇 번을 읽고 또 읽었다. 우리는 고도의 경제성장속에서 앞만 보고 살아왔고 한번쯤 옆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나만을 위한 질주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많은 것을 잃어버리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환경에 불평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하며, 가진 자는 더 가지지 못해서 불만이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지지 못한 지금의 환경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더 많은 권력을 가지기 위해 본심을 잃어버리며 기업인은 더 많은 재산에 몰두하며 안달하고 대중은 대중대로 불만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불만족은 상대적 배려의 부족함을 만들고 삶의 정신적 공간을 부족하게 만들어 갈수록 우리 모두 삶의 만족도는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풍요로운 사회에서 돌이켜본다면 우리의 삶은 이전의 삶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해 겨울은 왜 그리도 길고 추웠는지, 굶주림을 이겨내며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어려웠던 시절. 하면 된다는 열정으로 이를 악문 선배들의 각오와 노력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을까?
 많은 이들의 희생 속에 일구어진 값진 경제발전으로 춥고 배고프던 시절을 벗어나 오늘에 이르렀지만 정작 우리의 사회 현실은 각 분야에 걸쳐 만족을 모르고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차있다.
 맹자가 말한 칠정에 나오는 인간의 기본적 속성인 욕심 때문에 그러기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는 부족한 심성이 원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했던가, 그동안 우리는 경제적 성장 속에서 많은 것을 일구었고 가졌지만 정작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기본적 심성을 잃은 것 같다.
 잘살아보자는 한 장짜리 일년 달력이 걸리던 시절의 뉴스는 이웃동네 까지만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 뉴스를 통해 동네방네 화젯거리를 비롯하여 정치, 경제, 문화 등 나라 안과 밖의 소식에서 한편으로는 관심 밖에서 멀어진 빈자와 소외된 이웃의 우울한 소식에서부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평생 모은 전 재산을 '행복한 유산' 으로 기부한 할머니의 훈훈한 선행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본다.
 그리고 한 번도 저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염치없음에 부끄러워하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일체유심조의 뜻을 생각해본다.
 결국, 만족은 본질보다는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며 그렇게 될 때 만족은 우리의 삶에서 여유와 사랑과 배려 ,기부와 나눔으로 승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기부와 나눔은 어느 특정인에게만 정해진 것이 아니다.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배려가 필요한 잠재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전제에서 볼 때 사랑의 실천을 결코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다행히 소외계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해 가며 기부와 나눔이라는 따뜻한 문화가 널리 퍼지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가난에서 허덕이며 춥고 배고픈 시절을 떠올리기 싫어도 힘들고 어려웠던 그때를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 라는 단어 앞에 그래도 나는 행운아라는 만족이 뒤 따를 수 있다면 이 겨울이 더 훈훈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앞서 배우 유아인씨가 이야기한 “이웃 아이들을 돕고도 나는 기름진 삼겹살로 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행운아입니다.” 라는 이야기는 만족이며 그래서 더욱 유아인씨의 선행기부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올 한해도 어김없이 간다. 세모라서 더욱더 소외된 사람의 보살핌과 손길이 필요한 이때 한번쯤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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