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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프다'와 `아프겠다', 사이의 거리 측정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2016년 09월 21일(수) 14:08 [경북중부신문]
 

ⓒ 경북중부신문
 ‘아프다’와 ‘아프겠다’는 ‘-겠’이라는 음절 하나의 차이이다. 단순히 어학적으로 해석하자면 ‘-겠’이라는 음절의 뜻은 용언의 어간에 붙어서 ‘미래’, ‘추측’, 또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구실을 하는 선어말어미이다. 그러나 이 두 낱말을 의미적으로 살펴보면 또 다른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아프다’는 ‘내가 아픈 것’이고, ‘아프겠다’는 제3자의 입장에서 ‘네가 아프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크나큰 국가적 화두가 ‘북핵’과 ‘지진’ 걱정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두 화두의 공통점은 우리는 ‘내가 아프다’의 입장이고, 다른 나라의 시각은 ‘네가 아프겠다’의 입장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후자의 입장에서 적지 않은 나라들을 도와 왔다. 아이티와 일본 등의 지진 피해, 아프리카 최빈국에 대한 원조, 중동 지역 평화 유지군 파견,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 적지 않은 지역에 인적 물적 원조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그것들은 따지고 보면 아픔을 함께 한다는 숭고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모두 내가 아픈 것이 아니고 네가 아프겠다의 입장이었다. 따라서 도와주는 그 행위가 끝난 뒤에는 우리는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두 가지 화두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의 심장을 찔러오는 아픔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시적으로 도와주더라도 그것으로 일단락되는 것이고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이다. 거기다 북핵 문제 같은 것은 각국의 이해득실에 대한 셈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유엔을 비롯한 열강에 너무 의존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그 같은 태도로는 결코 해결될 문제가 아님이 이제는 자명해졌다.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남에게 꺼 달라는 것은 도리상에도, 문제 해결 방법상에도 맞지 않는 태도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에 섰다.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들어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북이 핵을 소형화해서 여기저기에 싣고 다니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터뜨린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은 명명백백하게 하나뿐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핵에는 핵’뿐이다.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무기를 가졌을 때 비로소 핵을 가진 자의 큰소리도 경거망동도 막을 수가 있는 것이다. 핵을 가진 자 앞에서 가지지 않은 자의 선택권은 두 가지 길뿐이다. ‘죽거나, 망하거나’. 여기에는 NPT회원국에서의 탈퇴, 그로 인한 국제적인 심각한 압박 등 또 다른 난제들이 밀물처럼 밀려올 것이다.
 그러나 그 물결이 아무리 험하기로서니 ‘죽거나 망하기’보다야 더하겠는가. 여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국민총화의 힘이다. 정부가 이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힘은 국민의 절대적 여론이다. 우리 발등의 불을 우리가 끄기 위해서 우리 국민은 ‘핵 보유’를 절대적으로 찬성한다는 힘을 주어야 하고, 정부는 우리가 핵을 보유하지 않고는 국가를 유지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입장이란 사실을 세계에 천명해야 한다. ‘아프겠다’의 입장에 선 나라들에게 나의 아픈 상처를 맡기고 치료해 주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을 수는 없다.
 핵 문제에 비하여 지진문제는 다른 나라의 눈치 볼 일 없이 우리 내부에서 스스로 다독거려야 할 과제이다. 듣건대 일본에서는 지진이 일어난 뒤 3.7초 만에 재난 주의보가 발령된다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지진 안전지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온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지난 9월 12일 저녁 경주 지진에 대한 대처 능력은 그야말로 한심스러웠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내진 설계로부터 신속한 재난 보고에 이르기까지 지진 피해의 극소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병폐는 꼭 대형 사건이 터지고 나면 호들갑을 떨면서 그 때마다 한 개 부처가 사라지고 새로운 부처가 생겨나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부처가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다. 이미 각 부처에는 국가의 모든 일들을 주관하는 담당부서가 다 있는 것으로 알 고 있다. 문제는 운용이다. 법과 제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나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아픈 나라’가 ‘아프겠다의 위치에 선 나라’에게 자신의 아픈 곳을 맡겨놓고 치료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일이다. 지구상에 어느 나라도 우리 대신 ‘아프다’의 자리에 서 줄 나라는 없다. 이를 위하여 온 국민의 일치된 여론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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