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되려는 움직임에 기업은 인건비 부담과 조업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근로자도 생계비 걱정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계에서 시작되어 현재 국회에서 주당 법정근로시간을 68시간(법정 근로시간 40시간, 연장 12시간, 휴일 16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것일까? 명목상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의 평균 근로시간 보다 높고, 근로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일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제조업 현장을 방문한 경험은 한 번쯤은 있을 것이나 실제로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그 실상을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있을 것인가?
지금 경제계가 돌아가는 형국을 자세히 살펴보라. 과거 구미에서는 TV와 섬유를 중심으로 1년 365일 아니 1년이 400일이어도 모자랄 정도로 생산라인은 멈출 줄 몰랐고 열심히 일한 대가로 근로자의 지갑은 두둑했으며 포장마차와 자영업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그러나 최근 구미공단은 특히 중소기업은 살기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주요 생산무대는 어디인가?
과거 중국에서 최근 베트남, 미래에는 인도 등으로 옮겨질 것이며 더 가속화 될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이제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U턴 시켜야 한다고. 그러나 각종 규제와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노동법안, 화학물질 관리법 등 국내 기업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누가 들어도 소위 ‘혹’ 할만하다. 누구보다 눈치 빠른 대선주자들은 이 먹잇감을 놓질 리가 없다. 현실과는 동떨어지더라도 유토피아적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근로시간을 단축한다고 가정해보자. 기업에서 정상조업을 위해 사람을 더 채용할까? 물론 단기적으로 일용직 위주로 채용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은 단순 인력보다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필요하고 이것은 단순히 ‘홍길동’이라는 숙련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몇 시간 줄었다고 해서 단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대부분 업종은 경기에 매우 민감하며 협력업체에서는 고객사의 발주물량에 따라 유연한 근무조절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중 연장근무는 물론 주말근무가 반드시 필요하며, 근로자 역시 보수가 낮아지면 회사에서 차액을 보존해주지 않는다면 이직할 수밖에 없어 결국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처사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현재 실업률이 높은 것은 구조적 문제이다. Input이 높으면 당연 Output도 높아야하고 고학력의 취업준비생들은 중소기업의 문을 좀처럼 노크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실업률이 높은 것은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구직자와 구인자의 눈높이가 다른 것이며 이것은 교육개혁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마이스터고와 기능인력 양성, 이공대 우대 등 단순히 진학에서 벗어나 이제 청년들이 깨어나고 있다.
즉, 노사간 합의에 따라 자율적·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시장에 맡겨야 한다. 정부의 개입이 크면 클수록 사회적 순손실은 높아지며 근로시간 단축 역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맨몸으로 폭풍우와 맞서야 한다면 이 나라에서 기업하고 싶은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 것인가?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가야하며, 근로자는 물량이 늘어 바쁠 때에는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을 더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정상근무만 할 것이다. 경기가 아주 서서히 살아 나려고하는 중요한 시점에 이번엔 일할 사람이 없어서 공장을 세워야하는 극단의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입법을 유예해 주길 간곡히 바랄뿐이다.
정말 해야 한다면 적어도 중소기업에게는 대비할 수 있는 최소 10년의 유예기간과 지역별, 업종별, 기업규모별 특성을 파악하여 특례를 신설하고, 노사 합의시 현행과 같이 휴일근무와 연장근로 포함하여 주당 68시간 일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중부신문 기자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