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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술 막걸리(三杯通大道, 一斗合自然)
구미옥계초등학교
교장 김영우
2018년 11월 01일(목) 14:06 [경북중부신문]
 

↑↑ 구미옥계초등학교
교장 김영우
ⓒ 경북중부신문
 매년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막걸리의 날’이다.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막걸리의 날’을 지정한지 올해로 제8회 막걸리의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민족의 哀歡(애환)과 함께 한 막걸리는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품으로 그 명성을 더하고 있다.
 두부와 김치 안주로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의 깊고 그윽한 맛은 누구나 느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식품 중에서 제일 좋은 음식이 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술도 소주, 청주, 탁주 등 그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서민의 술 막걸리가 壓卷(압권)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술로는 역시 막걸리와 청주를 꼽을 수 있다.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주로 濁酒(탁주), 農酒(농주), 灰酒(회주), 白酒(백주), 滓酒(재주)라고도 하며 쌀이나 밀에 누룩(麴, 누룩 국)을 첨가해서 醱酵(발효)시켜 만들며 노동의 피로와 배고픔, 갈증을 해소 해 주는 음료이자 음식이다.
 막걸리에는 五味(오미)와 五德(오덕)이 있다. 甘(감)·苦(고)·酸(산)·辛(신)·澁(삽), 즉 달고, 쓰고, 시고, 시원하고, 걸쭉한 맛이 오미이며 허기를 면해주는 일덕, 醉氣(취기)가 심하지 않는 것이 이덕, 추위를 덜어 주는 것이 삼덕, 일 할 때 기운을 돋워주는 것이 사덕, 평소 못하던 말도 하게 용기를 주어 소통시켜 주는 것이 오덕이다.
 막걸리에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어 변비 예방 및 치료, 유산균이 풍부하여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세균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며 갱년기 장애 등에도 효과가 입증되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를 대충 살펴보면 문경 오미자 막걸리, 경주 법주 쌀 막걸리, 공주 밤 막걸리, 고흥 유자 막걸리, 대구 불로 막걸리, 청도 동곡 막걸리, 조치원 복숭아 막걸리, 상주 은자골 탁배기, 남원 춘향골 막걸리, 제주 막걸리, 청송 사과 막걸리, 봉평 메밀 막걸리, 가평 잣 막걸리, 여주 개도 막걸리, 해남 삼산 두륜 탁주, 울산 태화주, 영월 동강 막걸리, 창원 북면 막걸리 등 건강에 좋다는 막걸리가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 각 지역의 특산물과 고유의 지명을 딴 각양각색의 막걸리가 출시되어 애주가들의 口味(구미)를 당기고 있다. 나아가 중국 일본 등 해외로 진출하는 막걸리 업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그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막걸리의 날’에 술에 얽힌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서애 유성룡, 송강 정철, 백사 이항복, 일송 심희수, 월사 이정구 선생 등이 우연히 만나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소리 聲(성)’자에 대해서 각자 풍류의 格(격)을 논할 때 서애 선생은 ‘새벽 창이 밝아 올 즈음에 잠결에 들리는 작은 술독에 (아내가) 술을 거르는 소리[曉窓睡餘, 小槽酒滴聲,(효창수여, 소조주적성)]’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시 한 구절을 읊었다는 이야기가 주선(酒仙)들에게 膾炙(회자)되고 있다. 잠결에 술독을 채우는 술 따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그 하루는 설렘이 있는 멋진 하루가 되지 않을까.
 또, ‘술은 혼자 마시면 좀 씁쓸하고(一苦, 일고), 둘이 마시면 홋홋하고(二單, 이단), 셋 이상이 마시면 품위도 있고 분위기도 넉넉하다(三品, 삼품)’라는 말도 술꾼들의 오랜 경험 속에서 생겨 난 것 같다.
 당나라 시선 이백의 ‘달 아래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月下獨酌, 월하독작)이라는 한시를 한 수 소개할까 한다.
 “하늘이 만약에 술을 좋아하지 아니하였다면(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주성이라는 별이 하늘에 있었겠는가?(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땅이 만약에 술을 좋아하지 아니하였다면(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땅엔 응당 주천이라는 샘이 없었을 것이다(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천지는 이미 술을 좋아하였거늘(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술을 좋아하는 것이 하늘을 우러러 보아 무슨 부끄러움이 있겠는가?(愛酒不愧天, 애주불괴천)/ 청주는 성인에 비한단 말을 이미 들었고(已聞淸比聲, 이문청비성)/ 탁주를 현인과 같다고 하지 않았는가?(復道濁如賢, 복도탁여현)/ 성현은 이미 술을 마셨거늘(聖賢旣已飮, 성현기이음)/ 하필 신선을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何必求神仙, 하필구신선)/ 석 잔을 마시니 도를 통하는 것 같고(三杯通大道, 삼배통대도)/ 한 말 술을 마시니 자연과 하나(혼연일체)가 되는 것 같도다(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이것이 취중에서 함께 얻는 흥취이니(俱得醉中趣, 구득취중취)/ 술 깬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라(勿爲醒者傳, 물위성자전).” 술은 알맞게 마시면 百益無害(백익무해)하고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보약이다.
 제8회 ‘막걸리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의 전통주 瑪可利(마커리)가 와인을 누르고 세계를 제패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확신해 본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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