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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전국 우수고교 교장 초청 해외연수
베트남, 캄보디아를 돌아보고 (4)
2005년 09월 20일(화) 04:17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이 강 룡
경북외국어고 교장
본지 논설위원

6. 환검호(還劍湖),
그리고 시장 주변

 도시 안에 호수가 있고, 강이 흐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우리는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산업화 시대를 보내면서, 이를 메워 아파트를 짓는 어리석음을 적지 않게 범하였다.
 아직 과문(寡聞)하기는 하지만 프랑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세계적으로 휴양 도시임을 자랑하는 도시는 예외 없이 잘 보존된, 그리고 풍부한 량의 물이 흐르는 강을 끼고 있는 것을 본다.
 하노이도 도시 안에 풍부한 물을 안고 있어 다음에 언급하게 될 수상 인형극 같은 민속 인형극이 공연될 정도이다.  우리가 본 황검호 역시 그들의 사랑을 받는 호수의 하나라 한다. 옛날에 황금의 거북이 칼을 물고 나왔다나, 뭐 가이더의 상당히 긴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냥 흘려 들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호수 주변에는 그들의 재래시장이 펼쳐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호수를 경계로 하여 한 쪽에는 재래의 서민 시장이, 다른 한 쪽 반대편에는 비교적 수준 높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서민의 재래시장은 전날에 본 캄보디아의 재래시장보다는 한결 높은 수준이었으나, 역시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어물전과 난전(亂廛), 초라한 의류전, 그에 비하면 비교적 다양하게 발달한 신발전 등이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7. 하롱베이 가는 길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하롱베이로 출발하였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의 거리는 약 170km 정도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1시간 반 늦어도 2시간이면 충분히 주파할 거리이지만 여기서는 3~4 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도로도 좋지 않을뿐더러 자동차도 그리 좋지 아니하다. 우리가 이용한 차량은 현대 자동차였는데 상태는 비교적 괜찮았다.  하롱베이 숙소에서는 한글로 ‘연세’가 커다랗게 쓰인 봉고를 보았고, 한국의 어느 음식점 이름이 그대로 적힌 차량도 본 일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베트남 사람들은 일부러 그 한글을 지우지 않고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자동차가 두세 번의 손을 거치지 않고 한국에서 직수입한 것으로 인정받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자의 한 획이 지워지거나 떨어지면 일부러 보충해 넣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그 획을 거꾸로 붙여서 이상한 글자를 달고 다니기도 한다고 한다.
 3시간 30분 정도의 여행. 차창에 비치는 베트남의 농촌을 관찰해 보았다. 하롱베이 가까이 가야 산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나 베트남이나 끝없는 평야만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디나 그냥 불도저, 경운기, 콤바인 등 기계를 넣어 개간만 하면 농지가 될 허허벌판이 사방을 돌아보아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특히 캄보디아가 더 그러한 것 같았고,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베트남은 비교적 농지로 잘 경작되고 있다. 농사는 2모작, 남쪽으로 가면 3모작을 하기도 한다. 들판을 자세히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가 있다.
 소 떼가 수십 수백 마리씩 논에 들어가 벼를 뜯어먹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한 쪽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그것은 2모작이니 벼이삭을 끊어간 논자리에는 남은 볏짚을 소가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사를 하는 방법은 우리가 초^중학교 다닐 때의 우리나라 농사법과 거의 일치한다.
 모를 찌고, 어깨 짐으로 운반하고, 심고, 아랫논에서 윗논으로 물을 퍼 올리는 모습들이 우리의 1950년대 정도의 농촌 모습과 거의 같다. 일하는 시간도 한낮 더울 때는 쉬다가 해가 설핏할 때에는 모두가 들판에 나와 농사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네 과거의 농촌 모습과 같다.

8. 천국의 정원, 하롱베이

 7.29. 날씨 맑음. 오늘은 이번 여정의 마지막 날, 하롱베이로 가는 날이다. 짙은 청록의 바다빛으로 개어 있는 남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배를 타기 위하여 선창으로 이동하였다.
 바다 위에 뜬 보석 같은 3,000여 개의 섬!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그러하지마는 이 하롱베이도 역시 그 동안 베일 속에 가려 있다가, 우리나라에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2004년 초 모 CF 광고에 비경(秘境)이 배경(背景)으로 등장하면서부터 급속도로 관광의 대상지가 되었다니 우연이라면 참 우연이다.
 지금 앙코르나 하롱베이에 오면, 관광객 거의 전부가 한국 사람들일 정도로 한국관광객 일색이다.
 관광객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씨엠립이나 여기 하롱베이는 지금 목하 개발 중(目下開發中)이다. 주로 여행객 유치를 위한 호텔, 식당이 대부분이다.
 하롱베이의 원경은 어제 차중에서, 그리고 운 좋게도 숙소가 바다 쪽에 배정되어서 충분히 감상하였다. 선상(船上)에서 5시간 여! 섬과 섬 사이를 배로 누비며, 다금바리 회를 집으면서 풍광을 만끽하는 정취는 내 복에 너무 과함을 실감하게 한다.

호흡을 막는 섬과 섬
그 속에 사는 전설 찾아
배를 탄다.

융기냐 침강이냐
석회석이 녹았나, 안 녹았나
일단의 과학들이여
오늘은 뒤로 좀 물렀거라
산과 바다와 바람의 만남
일어서고 앉고
달리고 뛰고
가다가는 멈칫 서고
섰다가는 다시 가다가
돌아앉아 앙탈부리는
저 예쁜 모습만
바라보기로 하자

억갑년(億甲年)을 두고
살아 숨쉬는 삼천 여
바다 위의 생명이여
생명의 환희여

물은 깊은 태(胎)를 열고
하늘은 뜨거운 입김으로
꿈의 생명을 잉태하여
여기 남국의 바다
사시 푸른 바람 모여 가고 모여 오는
물 위에 점점이 흩어
뿌려 두었구나
세워 두었구나

수런대지 말라
생각 없이 취한 몸으로
뒤뚱거리지 말라
억만년을 고이 살아왔을
순수의, 푸르름의, 반짝임의,
저 영혼과 영혼이
때묻은 소리 앞에서
흔들릴까 저어하노니

아름답되 어지럽지 않고
정갈하되 단순하지 않은
네 발치 잠시 와서
이승 밖을 넘나들다가
나는 곧 떠나거니와
그대 하나님의 정원이여
네 맑은 혼 항시 물에 헹구어
흔들려도 영원하라
영원하라.
-「생명의 환희, 하롱베이」-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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