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武漢市)에서 시작된 폐렴의 공포가 길어지면서 온 지구촌이 긴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초 발생지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 일본, 이란, 이태리가 가장 큰 피해국이 되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초 발생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논리를 어거지로 펴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
해를 넘겨 3월이 되어도 환자 발생의 가파른 상승곡선은 그 기세가 꺾일 기미가 없다.
그 원인이야 지금 여러 가지로 진단하고 있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대구·경북이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사단(事端)은 ‘신천지 대구교회’다.
감염 상태에서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무차별 접촉을 계속하고 있으니 우리 지역에서의 환자 발생 수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또 우려스러운 것은 바이러스의 변종 여부이다. 변종이 시작되는 않았다 하니 다행이나 아직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종을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적대던 250년 역사의 대구 ‘큰장’ 서문시장도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낭만과 활기로 북적대던 동성로 거리도 텅 비었다. 교회도 사찰도 적막강산이다. 시민들은 집안에 틀어박혀 스스로를 격리 시키고, 공장도 상점도 버스도, 택시, 지하철도 텅텅 비었다.
부끄럽게도 대구 사람 내지 한국인에게 입국 금지령을 내린 나라가 100개국을 넘겼다. 더구나 발병의 근원지 중국에서조차 역으로 한국인 입국 금지령을 내렸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금 250만 대구시는 사상 초유의 시련을 겪고 있다. 우리로서는 억울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대구 사람 내지 한국인에 대하여 입국금지령을 내린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자국민의 위험을 무릅쓰고 외국인에 대하여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 얼빠진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겠다는 데 누가 이의(異議)를 달 사람이 있겠는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온정의 손길을 아낌없이 펼쳐 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과 종교단체, 그리고 이름 없이, 보수도 없이 선뜻 봉사의 길에 함께하신 분들께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표한다. 특별히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여러분에게 열열한 응원을 보내 드린다.
그런데 지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상처 난 자리에 소금을 치고 비수까지 들이대는 자들이 있다. 그것도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 하는 사람들이다. 이 판국에 대구·경북을 향하여 ‘자알 되었다. 고소하다.’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참으로 땅을 치며 통탄할 일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이웃의 아픔을 손가락질하도록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던가.
손바닥만한 땅에서 이웃이 질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박수를 치며 웃도록 삭막한 땅이 되어 버렸는가.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그대들을 용서는 하되 절대로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대들이 바라는 것처럼 망하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며 이 일을 기회로 삼아 분연히 일어설 것이다.
내일을 알지 못하는 서글픈 사람아, 부디 순풍을 맞았을 때 베풂의 손길을 벋어 적선(積善)해 두기를 충고한다. 인과응보라는 성어를 명심하기를 간청한다.
지금 우리 시·도민은 남 탓하면서 앉아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똘똘 뭉쳐 이 난국을 이겨 나가는 일만 생각하기에도 벅차다. 아직은 기약이 없지만 멀지 않은 앞날에 반드시 이 전쟁은 우리의 힘으로 끝내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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