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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단▒▒ 조 근 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
택시 갈등 악화시킨 행정편의주의
2005년 10월 17일(월) 02:27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장을 사임하면서

행정불신 조장하는 민원회피성 사고방식
 집회와 단식농성 등, 한 달여 지속된 개인택시 증차 문제가 지난 11일 부시장이 위원장인 구미시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에서 향후 5년 동안 매년 49대씩 공급하기로 결정됐다. 지난 9월 29일 필자가 위원장인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에서 다수결로 올린 매년 40.66대안과 74.4대안 외에 ‘부시장이 의안 상정 검토를 요청’한 49대안에 대한 공익실무위원들의 동의에 따라 49대안이 추가 상정, 재적위원 35명 중 참석위원 30명(부시장 제외)이 표결한 결과 16(49대) 대 14(40.66)로 가결됐다.
 이를 놓고서 일부 언론은 건교부 지침에 없는 49대안을 상정한 데 대한 정당성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거나, 건교부 지침을 이유로 무려 33대나 간격을 보여 위원들의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한 41대와 74대 안을 상정함으로써 조정 기능을 포기한 실무위원회의 무책임성을 지적하거나, 표결 직전에 74대에서 대폭 양보하여 49대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법인택시 노조의 문제해결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지적은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번의 개인택시 증차 갈등을 전례 없이 예상 밖으로 악화시킨 근본 원인은 ‘민주주의와 주민자치의 의의를 행정력 낭비’로 바라보는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에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먼저 지적돼야 할 문제의 핵심은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들이 개인택시 면허권자인 시장과 협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할 경제통상국장의 동의만 받아 공급량 산출이 많은 건교부 기존지침(법인택시노조에 유리)을 폐기하고 ‘최근 2~3년간 평균치인 매년 36.58대 안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답이 뻔히 나와 있는’ 건교부 보완지침(개인택시지부에 유리)으로 연구용역 과업지침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후, 기존에 해왔던 관행인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와 구미시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의 협의와 심의마저 생략한 채, 시장의 결재만으로 자기들이 임의적으로 유도한 연구용역 결론대로 매년 36대 공급 안을 밀어붙이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교통행정과는 지난 3월 3일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해 건교부 기존지침에 따라 ‘구미시 택시공급결정 중기계획 학술연구’ 과업 지침에 대한 협의와 결정을 했다. 그러나 6월 21일에 발표한 건교부 보완지침으로 연구용역 과업지침을 변경하는 과정에선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에서의 협의와 결정과정을 생략한 채 경제통상국장과 협의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행정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일이며, 한 달여 내내 일을 꼬이게 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담당공무원들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다!

비민주적 행정편의주의가 초래한 사회적 낭비
 보완지침의 요지인 ‘최근 2~3년간 평균치’가 36.58대라는 사실은 용역을 주지 않아도 즉시 알 수 있는 결론이기에, 안건 논의를 붙였다가는 법인택시 노조의 반발이 강력할 것이 뻔하므로 민원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 같은 의도에 따라 건교부 보완지침엔 ‘구미시처럼 기존지침에 따라 용역 중인 경우, 기존지침과 보완지침 중 선택’하도록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에 있어서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면허권자인 시장과도 협의를 않고 담당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실제 연구용역보고서를 납품 받은 8월 하순경, 경실련 사무실을 방문한 교통행정과 담당계장과 과장은 필자에게 “과거와 달리 지역별총량제 방식으로 공급량을 결정하는 이번부터는 건교부 지침에 따라 용역 결과대로 공급하면 되므로,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와 구미시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의 협의와 심의를 생략해도 된다. 회의가 많을수록 데모 횟수만 많아질 뿐이다. 실무위원장인 필자의 동의를 받아 36대안으로 시장 결재를 받고자 하니 협조해 달라.”라면서, 민주주의와 주민자치의 과정을 행정력 낭비로 보거나, 고착화된 민원회피성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다수 실무위원들의 동의 없이는 응할 수 없다고 거절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결재를 시도했으나 시장은 대중교통대책실무위원회와 구미시범시민교통대책위원회의 협의와 심의 없이는 결재할 수 없다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시장은 시장대로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꼼수이다.
 심지어 담당공무원들은 각기 유리한 부분만 복사해 돌려 조직원 대중의 기대치를 높이게 되면 갈등을 격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용역보고서를 공급량 결정 이후에 회람시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고집을 펴 불필요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경우마저 있었다. 결정에 앞서 참고하기 위해 3천만 원의 용역을 발주한 것이지, 끝나고 나서 돌리면 무슨 필요가 있나?
 특히, 보완지침의 일방선택에 대해 마지막까지 실수임을 시인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서 필자는 11일 이전에 통보한대로 15일 위원장 사임서를 냈다.
 만약 6월에 보완지침 선택을 놓고 미리 논란을 벌였다면, 2~3개월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다 원만한 결과를 도출했을 것이다. 민원회피에 급급한 행정은 집단 간의 갈등을 악화시키고, 행정과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행정불신을 증폭시켜 민간의 시정참여 의지를 꺾는다는 게 이번 일의 교훈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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