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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래퍼들의 선생님을 위한 조용한 기부, '스승의 날 물들이다'
이애순 회장, 수니와칠공주 정우정 선생님에게 사비 100만 원 전달
2025년 05월 15일(목) 09:24 [경북중부신문]
 

↑↑ 정우정(왼쪽) 씨와 이애순(오른쪽) 칠곡군 왜관가온로타리클럽 회장이 지난 14일 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을 응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씨는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에게 한글과 랩을 가르친 선생님이며, 이 회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사비 100만 원을 정 씨에게 기부하며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 경북중부신문
“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에겐 여든이 넘어서야 찾아온 단 한 명의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그분을 응원합니다.”
스승의 날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 할머니 래퍼들의 선생님을 향한 조용한 기부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경북 칠곡군 왜관가온로타리클럽의 이애순 회장이 ‘수니와칠공주’의 한글과 랩 선생님인 정우정씨에게 사비 100만 원을 전달했다.
누구의 권유도 아닌,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응원이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선생님을 응원하고 싶었다.”는 이 회장의 짧은 말에는 깊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수니와칠공주는 여든을 훌쩍 넘긴 할머니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이다. ‘K-할매’라는 별칭으로 방송과 언론을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시작은 조용하고도 아픈 기억에서 출발했다.
대부분 일제강점기 또는 해방 직후 태어나, 여자라는 이유 또는 가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이다. 그들에게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먼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었다.
그런 그들에게 정우정 선생님은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스승이었다. 그는 한글부터 가르쳤고, 할머니들이 쓴 시를 랩 가사로 만들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왔다.
수업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 진행됐다. 정 선생님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도 포기했다.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내가 아니면 이 분들한테 누가 글을 가르쳐 주겠나”라는 사명감 하나로 10년 가까이 교실을 지켜왔다.
이애순 회장은 그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칠곡군 석적읍에서 ‘레인보우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지역 봉사와 여성 권익 향상에 힘써 왔고 현재는 왜관가온로타리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작은 돈이지만 선생님께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처럼, 그의 손길에는 온기가 담겨 있었다.
이 회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이렇게 뜻깊은 기부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인생 소풍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로타리클럽 회장으로서의 임기는 오는 6월 말이지만, 그의 응원은 그보다 훨씬 오래 남을 것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칠공주는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오래 기억될 ‘스승’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보여주기 위한 행사는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이 움직였고, 또 한 사람을 응원했을 뿐이다.
이애순 회장의 조용한 기부는 우리가 잊고 있던 ‘스승’이라는 단어의 참된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임주석 기자  scent12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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